[카테고리:]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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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츠, 질문의 부재
―나는 무엇을 아는가 쇼츠(Shorts). 유튜브 60초 안팎의 짧은 동영상 콘텐츠. 알고리즘 콘텐츠 무한 소비. 과잉 중독. 순간 쾌락. 중독. 자극적 제목. 선정적 영상. 범람. 시간 낭비. 집중력 저하. 쇼츠는 즉각적 반응과 수동적 쾌락에 우리를 매몰시킨다. 소중한 시간을 순간 삭제한다. 쇼츠는 우리의 판단 능력을 정지시킨다. 무엇보다 쇼츠는 삶에 대한 성찰과 사유에 대한 질문을 제거한다. 질문이 제거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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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없는 미끄러짐의 시대
불면의 밤이 왔다. 머리맡에는 손을 뻗으면 충전 중인 스마트폰이 있다. 이리저리 엎치락뒤치락하다가 결국 스마트폰을 쥐고 화면을 켠다. 눈이 적응을 하고 나자 즐겨 사용하는 SNS에 가득한 귀여운 동물 동영상을 보기 시작한다. 고양이는 순결한 얼굴로 집사들을 농락하고 강아지는 훈훈하게 교감한다. 팬더 곰은 사육사와 포옹을 하고 야생 사막 여우는 어린 왕자도 아닌 인간에게 길이 들어 꼬리를 흔든다. 이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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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성과 ‘함께 살아가기’는 과연 가능할까?
1. 20대 남자, 탄핵 정국의 낮은 참여율 탄핵 정국을 통과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키워드 중 하나는 ‘20대 여성’이었다. BBC 기사에 따르면 탄핵을 요구하는 12월 7일 여의도 집회 전체 참가자 20만 여 명(추산) 중 20대 여성이 약 17.7%를 차지해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언론들은 당장 20대 여성에 주목하거나 이들이 들고나온 응원봉에 관심을 가지며 젠더와 세대론을 결합한 다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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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하기
∞ 응시한다. 시간을 응시한다. 응시된 시간은 그 시간만큼 그대로 내게 와서 쌓인다. 한 잎 두 잎 허공으로부터 내려앉는 가을날의 잎새들처럼 한 잎 두 잎 천천히 내게로 내려앉는다. 잃어버린 시간이 조금씩 회복된다. 응시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회복하려고 응시한다. 응시하는 순간 잃어버린 시간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응시의 주변으로 잃어버린 시간들이 계속 나타난다. 여기가 그곳인가 기웃거리며 모여든다. 일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