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 칼. 시대의 질문. 도마의 요리사

쇼츠

쇼츠(Shorts)/숏폼(short-form)은 단순한 유희도 메시지의 형식도 아닙니다. 그것은 새로운 인식의 형태이며, 우리의 주의력과 기억, 사유 방식까지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눈을 뜨고서부터 눈을 감는 일상의 전시간에 디지털 매체가 우리와 함께 있으므로, 사각형의 프레임은 문명인의 프레임이며 그 자체가 세계입니다. 칸트가 얘기한 인간 고유의 선험적 형식으로 시공간 지각 형식은, 쇼츠의 형식으로 전환됩니다. 우리는 더 짧고 더 강렬한 자극에 익숙해지는 동시에, 인내와 심층적 이해를 요구하는 텍스트나 사유는 점점 기피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감각-형식’의 위기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지각 형식의 가능성을 여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조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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