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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츠

쇼츠의 시대, 사유의 미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틱톡과 쇼츠와 릴스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수십 초의 영상, 짧은 글과 이미지, 빠르게 소비되고 사라지는 정보들—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기술적 변화가 아니라, 사고방식과 문화적 패턴의 근본적 전환을 뜻합니다.

쇼츠(Shorts)/숏폼(short-form)은 단순한 유희도 메시지의 형식도 아닙니다. 그것은 새로운 인식의 형태이며, 우리의 주의력과 기억, 사유 방식까지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눈을 뜨고서부터 눈을 감는 일상의 전시간에 디지털 매체가 우리와 함께 있으므로, 사각형의 프레임은 문명인의 프레임이며 그 자체가 세계입니다. 칸트가 얘기한 인간 고유의 선험적 형식으로 시공간 지각 형식은, 쇼츠의 형식으로 전환됩니다. 우리는 더 짧고 더 강렬한 자극에 익숙해지는 동시에, 인내와 심층적 이해를 요구하는 텍스트나 사유는 점점 기피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감각-형식’의 위기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지각 형식의 가능성을 여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조짐일까요? 

생각동인 도마 창간호에서는 쇼츠 현상의 의미를 지적 도마 위에 올려놓습니다.  이 변화가 우리의 감각과 사고방식, 공동체적 지성에 어떤 함의를 지닐지 질문해 봅니다.  

― 편집주간 함돈균, 부주간 신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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